박해일과 탕웨이,
어딘지 모르게 분위기가 닮아 있는 두 사람이다.
영화로 보고 싶었으나 영화관에선 잔잔한 영화보단 격동적인 영화를 더 선호하는 편이라 영화로 보지 않고 책으로 읽어보기로 한다.
각본집은 처음인데 영화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인물들의 행동과 표정을 상상하는 것이 더 풍부해졌다.
처음 각본집을 읽었을 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느낌에 '별론가'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나름 그것만의 재미가 있다.
각본이 주는 즐거움은 촬영과 편집을 마친 최종 결과물과의 차이를 발견하는 점이라고 한다.
시간을 내어서 '헤어질 결심' 영화를 꼭 봐야겠다.
줄거리는 변사사건을 맡게 된 형사와 사망자의 아내가 마주치며 시작된다.
용의자로 의심되지만 어쩐지 관심을 가지게 되는 형사와
자신을 의심하는 줄 알면서도 망설임 없이 그 형사를 대하는 사망자의 아내.
극 중 중국인인 '서래'의 어눌한 한국어가 웃기면서도 귀여웠는데, 탕웨이가 정말 제격인 듯싶다.
"슬픔은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스며드는 사람도 있다."
어떠한 감정이든 그렇다.
분노든, 사랑이든.
이들은 서로에게 스며들었고 사랑한다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사랑하는 이들처럼 행동으로 보여준다.
증거를 모른 척 덮어주는 '해준'
헤어질 결심이라는 핑계로 다시 '해준'을 만나러 온 '서래'
극 중에 형사 역할을 맡은 '해준'은 와이프가 있다.
그래서일까, 와이프와 한 공간에 있지만 다른 여자를 생각하고, 그 여자를 본인의 신분을 망각하고 이유없이 감싸주려는 그 마음이... 각본집을 보는 내내 썩 유쾌하진 않았다.
이런 유쾌하지 않은 감정은 언제나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
이런 이유로 나는 액션 영화와 해피엔딩을 좋아한다.
얼마나 행복하고, 뒤끝이 없는가.
그렇지만 이런 오묘한 감정을 다룬 책이나 영화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됨으로써 언제나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누군가는 그들이 불륜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아니라고 말한다.
심적으로, 육체적으로의 문제인가?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기에....
또, 서로를 가지기 위해 탐하기 위함이 아닌 그 사람을 위해 행동하기에, 현실이 아니라서 불륜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도 '해준'은 와이프에게만큼은 좋은 사람은 아닌 것임은 틀림없다.
각본집과 비교하며 영화를 보아야겠다. 책을 읽고 영화로 보면 주인공들의 감정선들을 더 이해할 수 있어 기대가 된다.
저녁노을이 질 때쯤 영화를 보아야겠다.
이 영화의 여운을 더욱더 느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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